서울에서 갑자기 바다가 가고싶다면-- 어디로 갈까요?
물론 동해바다도 좋지만, 시간이 넉넉치 않다면 서해바다가 좋겠지요. 시간이 많지 않다면 서울에서 1시간 남짓 거리에 있는 바닷가라면 금상첨화 아닌가요?
그런곳 한군데를 소개합니다. 대부도안에 있는 쪽박섬입니다. 저는 집이 분당이라 외곽순환도로를 탔습니다. 친구,후배 다섯놈이 모이기로 했지요. 예전에는 분당에서 외곽순환도로 타고 가다가 안산방향으로 빠져서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월곳으로 가서 대부도를 갔는데 그때는 1시간 반정도 걸리더군요. 그러나 지금은 평촌, 산본 지나서 "연성"이라는 고속도로길이 있어서 주말인데도 막히지도 않고 분당에서 월곳까지 35분이면 금방 갑니다. 월곳에서 쪽박섬까지 25분입니다.
섬이 아담하고 예쁘지요? 아주 작은 섬입니다. 섬 둘레가 500미터 밖에 안됩니다. 조롱박 반을 잘라만든 쪽박처럼 생겼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랍니다. 오늘은 2014년 1.11 오후 2시. 물이 빠지고 있는 중입니다.
어, .
대부도 서쪽 끝자락에 붙은 섬입니다. 별로 알려지지 않아 찿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것이 장점입니다.
조용하게 시간 보내실 분들에게 안성마춤입니다.
연인끼리, 가족끼리 산책하기 좋은 곳입니다. 끄트머리 갯바위에서 낚시질하면 망둥어, 우럭, 뱀장어, 광어가 잡힌답니다
단, 낚시가 잘 되는 장소는 아닙니다. 수심이 얕거든요.
섬 위로 올라가는 길도 있어 안높으니까 한번 올라가 보아도 좋습니다. 서쪽으로는 이름모를 섬들이 많이 보이구요 북쪽으로 영흥도,영종도가 보입니다.
이곳은 쪽박섬 바로 남쪽 아래에 있는 " 메추리섬 " 입니다.
섬 이름은 과거에 이 섬에 야생메추리가 살고있어 붙여진 이름이랍니다. 멀리 보이는 방파제를 자동차로 지나가서 섬 끝으로 들어가면 텐트치고 가족단위로 쉬러 온 사람들이 있구요. 낚시도 제법 잘 된답니다. 입장료 없습니다. 이곳도 한번들 가보세요.
이 사진은 쪽박섬에서 반대로 찍은 사진입니다. 민박집이 3집이 있는데 지금은 한집은 휴업중이고 두 집만 손님을 받습니다.
이집은 저희들이 머문 집은 아니고 집으로 떠나기 전에 이집에서 바지락칼국수를 먹은 곳인데 김치도 맛나고 국수 맛이 괜찮습니다. 1인분 7천원입니다. 민박도 합니다. 두집 모두 한 가족당 하루 자는데 8만원입니다. 이집은 먹을거리 준비 안해가도 여러끼니 메뉴 주문하면 다양하게 식사를 해준답니다. 민박집을 깔끔하게 관리합니다. 이 민박집의 단점은 화장실,욕실이 좀 멀고 바다경치가 옆집보다 조금 못합니다.
이 민박집은 우리일행이 머무른 집인데 장점은 바다 경치 전망이 좋은 점이고 단점은 식사제공이 전혀 안됩니다. 먹을거리 가져가서 해 먹어야 합니다.
가스기구 사용하면 1박2일에 가스비 1만원만 추가하면 됩니다. 1박에 8만원입니다.
어느 시인이 쓴 쪽박섬에 관한 아름다운 시 한점이 민박집 유리창에 붙어있네요.
우리가 1박2일 머문 민박집 거실입니다. 난로가 피어져 있어 1월 겨울 추위인데도 안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즐기기가 좋았습니다.
1월의 토요일 오후 1시. 쪽박섬 도착하여 점심은 라면입니다. 다섯놈이서 라면 7개 끓여 각자 가져온 반찬 내어놓고 소주 3병과 같이 뚝딱 먹어치웠습니다.
이럴때 먹는 라면은 왜 그리 맛있고 많이 먹히는지~~~
마누라, 아이들 떼어놓고 50대 초반-50대 후반 남자들끼리 왔는데 마음 홀가분하니 넘 좋았습니다.
점심을 먹고 물이 빠진 해안에서 노닥거리다가 굴을 주웠습니다. 두놈이서 한 20분 주웠더니 금방 1말 정도씩 주웠습니다.
더도 필요없고 집에 가져갈만큼 베낭 한가득 담고 거실에 놓인 연탄불에 뚜껑을 뒤집어서 석화를 구워 먹었지요. 석화가 익으면 굳게 닫쳐있던 굴껍질들이 저절로 문을 엽니다.
양식굴이 아닌 자연산굴이라 씨알은 작아도 고소한 맛은 더 있었지요.
소주가 목구멍으로 잘도 넘어가더군요.
그 다음은 석화를 냄비에 넣고 물을 부은 후 삶아서 계속 먹었답니다.
또한 가져간 토종닭 두마리는 황기, 통마늘, 대추, 삼채뿌리를 넣어 푹 고아서 맛나게 먹었습니다.
아무리 소주를 먹어도 취하지를 않습니다.
다들 경험있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공기좋은 바닷가나 계곡에서는 술이 안취하지요 ㅎ
양파망에 녹두알과 찹쌀을 넣어 닭과 같이 만든 녹두찹쌀밥 맛도 일품이었습니다.
우리 일행들의 초상권 보호를 위해 얼굴 안나온 사진들만 올렸습니다.
다섯놈 다들 한 이름하는 유명인사들이거든요 ㅎㅎ 농담.
물이 다시 들어오는 중입니다.
지금은 겨울이라 굴(석화)밖에 없었지만 봄부터는 바지락도 줍고 낚시도 하고 여름에는 달랑게,칠게를 밤에 후레쉬 비추면 금방 양동이 한가득 수확이 가능합니다. 운 좋으면 낙지도 건질수 있구요.
여름에는 바지락 캐가는 사람들에게 입장료 1인당 5천원 받는답니다. 장화와 호미, 비닐봉지 준비하시고 가족단위로 한번 계획해보세요.
옆 메추리섬은 텐트 야영도 가능합니다.
이상 "쪽박섬" 여행기였습니다.